니키 드 생팔 Niki de Saint Phalle 은 여성 조각상으로 가장 잘 알려진 프랑스의 예술가이다. 보그, 라이프, 엘르의 모델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설치 미술과 영화 제작에서도 두각을 드러낼만큼 다양한 분야에 재능이 넘쳤다. 이렇게 재능으로 가득 찬 니키 드 생팔에게는 괴로운 과거가 있다. 어릴 때 겪은 가정내 성폭행으로 온전한 성장기를 보내지 못하고 전학과 자퇴를 되풀이하다 20대까지 지속적인 신경쇠약에 시달렸으며, 남성에 대한 혐오와 공포로 내적인 치유와 안정이 절실했던 작가는 미술을 치유의 수단으로 삼았다. 초창기 작품은 이런 내면을 반영하듯 대상에 대한 적개심과 혐오로 가득 차 있다. 거대하고 풍만한 여성을 조각한 'nanas' 가 그의 대표작으로, 석고 조각상에 페인트 총을 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게 함으로서 완성된 ‘shooting painting’ 또한 그의 명성을 더욱 드높였다. 여성으로서의 굴레와 남은 상처를 뛰어넘어 조지아 오키프와 함께 위대한 페미니스트 예술가로 이름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