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점선은 1946년 개성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시청각교육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다. 대학원을 졸업하던 해 여름 제1회 앙데팡당전에서 백남준, 이우환의 심사로 파리 비엔날레 출품 후보에 작품이 선정되면서 화려하게 데뷔하였다. 이후 다수의 개인전을 열며 시간과 공간, 기존 화법과 관념을 초월한 자유롭고 파격적인 그림으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그림에 등장하는 사물은 극도로 과장되거나 변형되어 작가의 주관과 특별한 감정을 강조하고 있다. 데포르마숑이라 불리는 이러한 기법은 대상을 충실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도에 의해 고의로 왜곡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구도, 원근법은 물론 채색도 마음 가는 대로 표현하는 김점선의 그림은 단순하고 솔직한 것이 특징이다. 그림이란 ‘개인적인 시각적 표현’ 이므로 잘 그려야 할 필요가 없다는 예술철학이 그림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작법을 무시하고 미친듯이 그려낸 ‘빨간 말’과 ‘나들이’의 오리들은 김점선과 닮아 매우 독특하다. ’자뻑하는 화가 김점선’은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한 그림들을 반복해 그리면서 ‘자신만의 시각적 사고와 표현의 자유’를 온세상에 퍼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