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연 Jung Bo Youn

색채로 빛나는 생의 자존감

정보연 Jung Bo Youn 작가는 한남대교에서 바라본 풍경을 한국의 전통적인 채색화 기법을 바탕으로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천에 안료와 금분으로 이루어진 작가의 그림은 서울의 특정한 장소를 그린 풍경이자 수직으로 맞물려 올라간 건물들의 집적으로 이루어진 산동네의 전형적인 장면을 개념적으로 선사한다. 구체적인 장소에 대한 재현, 기록적인 의미를 지닌 동시대의 풍경이지만 동시에 그 풍경을 빌어 이를 회화적으로 재구성한 것이기도 하다. 알록달록한 집들은 마치 현실이 아닌 듯한 다양한 색감으로 표현했고,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이 전통적인 채색 기법으로 칠했다. 작가는 피라미드처럼 모여 있는 집들의 가장 맨 위에 자리한 교회의 모습이 마치 구원의 상징처럼 자리하고 있는 것 같았고, 좁은 골목에 다닥다닥 모여 있는 집들의 풍경 또한 언젠가 영원히 사라지겠지만, 사람들은 그 안에서 각각의 사연을 담은 채 오늘의 삶을 묵묵히 살아갈 것이며 내일을 희망하리라 생각한다. 평범한 일상이 평범하지 않은 오늘, 작가는 그의 그림이 지금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 잠시나마 따뜻한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