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장욱진은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 유영국과 함께 한국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이다. 장욱진의 인생과 예술은 하나로 통한다. 그것은 ‘심플’이다. 그는 자그마한 화폭에 그림을 그렸다. 단순한 형태의 나무, 나무 위의 집, 강아지와 송아지와 새, 아이와 가족 같은 그가 사랑한 “작은 것”들로 스스로 꿈꾸던 세계를, 그 자체로 조형적 구성이 완벽한 우주를 빚어내곤 했다. 마치 동화처럼 보는 이의 마음에 직관적으로 와 닿는 그림, 그의 작고 예쁜 그림들은 그가 신화 속 인물이 되어갈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유화임에도 한국적 정취를 불러내는 그림이다. 특히 후반부 작품에선 물감의 농담을 조절해 마치 전통적 수묵화 같은 효과를 내기도 했다. 그의 삶도 심플했다. 돈도, 명예나 지위도, 도시의 편리함도 관심에 없었다. 40대 중반에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를 그만두고 몇 해 뒤 서울을 떠났다. 전기도, 포장도로도 없던 경기도 덕소에 소박한 화실을 마련해 그림에 몰두했다. 12년에 걸친 ‘덕소시대’(1963~74)의 시작이다. 이후 주변이 번잡해져 서울 명륜동 집에 돌아왔지만 다시 6년 만에 수안보(1980~85)에서, 이어 현재 용인시로 불리는 신갈(1986~90)에서 낡은 농가를 찾아 화실로 삼아 그림에 몰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