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일 작가가 만난 통영의 바다는 맑고 푸른빛의 또 다른 풍경으로 표현되고 있다. 어둠을 걷어내고 다시 탁함을 걷어낸 열정의 결과가 새벽 기도처럼 맑았다. 새벽을 밝히는 고요한 순간에서부터 바람보다도 더 가벼운 갈매기의 은빛 날개 짓이 눈부신 평화를 찾는 순간, 비릿한 해풍에 흔들리는 하얀 갈대의 여린 마음까지도 바다를 닮아 투명하다. 흐르는 바다의 숨결 위에서 두둥실 두둥실 떠올라 무수히 많은 이야기로 노래하는 작은 섬들의 세계, 통영의 바다 풍경은 어느새 작가의 마음으로 들어와 아직도 못다 이룬 꿈으로 채워지고 있다. 거제도와 제주도를 주제로 한 한명일 작가의 작품들은 밝고 화려한 작품 세계로 자유로웠다. 한명일 작가는 보았던 몇몇 호수들과, 섬들과, 그리고 바다, 산, 물결, 새, 폭포, 우리 마음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을 끌어당긴다. 만남을 기억하고 저장하고 되새기는 것은 헤어짐이 싫기 때문이다, 결국 헤어짐이란 시선 안에 머물다 사라지는 것들, 손 안에 들어왔다가 그 온기가 희미해진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만남을 준비하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