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누아르는 미술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색채화가이자 인상파 화가이다. 특히 여체를 그리는 데는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높은 경지를 보여준 르누아르의 붓 터치는 매우 독특하다. 윤곽선이 모호하도록 문질러 매우 부드러운 형태를 창조하면서 고전적인 조화를 추구하였다. 그림을 그리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었던 것 같다고 스스로 말했을 만큼 쉴 새 없이 그린 르누아르는 60여 년 동안 약 6,000점의 그림을 남겼다. 스위스 태생의 글레이르를 통해 모네, 시슬레, 바지유, 피사로 등 인상파 화가들을 만나게 된 르누아르는 그림 자체를 즐기며 유쾌하게 떠드는 소리, 사랑스러운 밀담의 모습, 편안한 휴식과 유희가 공존해 있는 즐거운 풍경들을 평생 화폭에 담았다. 낙천적인 르누아르는 대중의 취향을 파악하여 독자적인 화풍을 발전시켰고 대중이 즐기고 좋아하는 예술에 가치를 두었다. 프랑스 미술의 우아한 전통을 근대에 계승한 뛰어난 색채화가로 1900년에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만년에는 지병때문에 손가락에 연필을 잡아매고 그림을 그리면서도 기쁨을 잃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