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석의 ‘바람결’은 80년대의 우리 미술계에 신선한 시각대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이 신선한 충격은 눈으로 무엇을 본다는 것의 신선함을 뜻했다. 사람들의 의식속에 잠재하는 시각의 신선함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평선 가득히 넘실거리는 푸르고 누른 그의 초원 앞에서, 사람들은 피동의 상태에서 수확되는 은총의 풍경을 되찾고 있었다. 메마른 의식의 심층부에 싱그러운 초원의 감상으로 수확되는 생명감의 재충전이 진행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